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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키코모리 카페 (커버이미지)
    [문학]히키코모리 카페
    • 소현수 지음
    • 엔블록
    • 2017-10-24

    소현수단편 로 제2회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작품 공모전에 당선하였다.프리랜서로 EBS 등 영상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출간작: *표지디자인: 신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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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4(한글+영문) -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명품고전 005 (커버이미지)
    [문학]1984(한글+영문) -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명품고전 005
    • 조지 오웰
    • 바로이북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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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개정판 (커버이미지)
    [문학]2020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개정판
    • 강화길, 최은영,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 (지은이)
    • 문학동네
    • 2020-10-23

    <b>수상작<BR>대상</b> 강화길 · 음복(飮福)<BR>최은영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BR>이현석 · 다른 세계에서도<BR>김초엽 · 인지 공간<BR>장류진 · 연수<BR>장희원 · 우리〔畜舍〕의 환대<BR><BR><b>심사위원</b> 강지희 권여선 서영채 오정희 전성태<BR><b>선고위원</b> 김건형 김녕 이지은 한설 선우은실 오은교 조대한<BR><BR><b>2020년, 내일을 상상케 하는 눈부신 터닝 포인트!</b><BR><BR>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가장 눈부신 성취를 보여준 작품에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지난 10년간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굳건한 신뢰를 쌓아온 이 상이 2020년대로 진입한 첫해 새로이 호명한 수상자는 강화길 최은영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이다. 다시 한번 젊은작가상을 거머쥔 작가들의 탄탄한 행보와 낯선 기대를 품게 하는 신예 작가들의 신선한 기운이 한 권의 책 속에서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들이 각자의 문학세계를 부단히 갱신한 끝에 탄생시킨 수상작들에는 현재를 박차고 새로운 내일로 뻗어나가려는 전복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한 시절의 전환점에 서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겨누며 쓰인 각각의 단편들에서 한국문학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함께 다가올 미래를 고대하는 작가들의 고요한 열망 또한 엿볼 수 있을 것이다.<BR><BR>◆<BR><BR> 강화길의 「음복(飮福)」은 가부장제하에서 모든 갈등을 간파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내의 삶을 아무것도 모를 수 있는 권력을 지닌 남편과 날렵하게 대비하며 전 세대 여성을 옭아매고 있는 거대한 구조를 들춰낸다. 새댁으로서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낯설고 비호의적인 상황에 놓여 난처해하는 와중에도 한 가족의 갈등의 내력을 꿰뚫어보는 화자의 기민한 감각은 모든 여성들의 생존을 위한 공통감각이기도 하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이 작품은 “한 번 읽었을 때보다 두 번 읽었을 때 가부장제 구조의 둔중한 배음(背音)이 서늘하게 들려오는 큰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방황 끝에 꿈을 좇아 대학으로 돌아온 화자가 단단한 관점과 다정한 배려를 보여준 선배 여성 강사와 만나고 헤어졌던 애틋한 시절을 복원해내면서 때로 연한 빛처럼 희미해지기도 하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여성 간의 유대를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이현석의 「다른 세계에서도」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둘러싸고 뜨겁게 요청되어온 여성의 재생산권에 관한 고찰을 여러 여성들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풀어내며 복합적인 사안을 둘러싼 어떤 사소한 갈등도 놓치지 않고 건져올린다. 김초엽의 「인지 공간」은 오직 상상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는 가공의 공간을 설득력 있게 설정하고, 그 공간으로 상징되는 세계의 동일성으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만이 지닐 수 있는 특별한 의미를 도출한다. 장류진의 「연수」는 앞 세대 여성들에게서 독립하려고 애써왔음에도 문득 그들에게 기대고 싶어지기도 하는 순간 청년 여성이 경험하게 되는 복잡한 감정과, 그 감정들을 소화해낸 끝에 다시 홀로 나아갈 동력으로 삼는 강단을 경쾌한 문체로 그려나간다. 장희원의 「우리〔畜舍〕의 환대」는 촘촘히 짜놓은 구도 안에서 아들의 성 지향성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찬란한 일상에 초대받았을 때 겪는 혼란감을 점차 고조시킨다. 우리의 안과 밖을 나누는 한, 어떤 존재든 혐오의 주체에서 그 대상으로 뒤집힐 수 있음을 소설은 차분한 어조로 경고한다.<BR><BR>◆<BR><BR> 김건형, 김녕, 이지은, 한설 평론가가 2019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대상 작품 이백오십여 편을 꼼꼼히 읽고 토론해 선별해주었고, 선우은실, 오은교, 조대한 평론가가 합류해 최종 선고 작업을 도왔다. 그렇게 열여덟 명의 작가가 쓴 스무 편의 작품이 본심 심사위원(강지희, 권여선, 서영채, 오정희, 전성태)에게 전달되었다.<BR><BR> 수상작을 뽑아놓고 보니 김초엽, 이현석, 장류진, 장희원 네 분이 첫 수상자들이었다. 믿고 읽어온 작가들의 안정적인 약진과 더불어 이미 눈 밝은 독자들에게 발견되고 있는 신예 작가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결과였다. 이후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은 수월한 편이었다. 강화길 작가의 「음복(飮福)」은 한 번 읽었을 때보다 두 번 읽었을 때 가부장제 구조의 둔중한 배음(背音)이 서늘하게 들려오는 큰 작품이라는 의견에 다수가 동의를 표했다. 이 작가가 그간 치열하게 쌓아온 소설세계 속에서도 특별한 성취를 이루어낸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많은 분들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거라 확신한다. 강화길 작가의 대상작을 비롯해 어디 하나 빠질 데 없이 좋은 작품들을 이렇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충만하고 기쁘다. _‘심사 경위’ 중에서<BR><BR>*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판에 수록되었던 김봉곤의 소설 「그런 생활」에 자신의 사적인 생활이 동의 없이 사용된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있어 6쇄부터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하였으나 그 사실을 명시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문제가 공론화된 뒤 작가가 상을 반납하였고, 심사위원들과 협의해 2판에서 해당 작품과 해설 및 심사평의 해당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 피해자분과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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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커버이미지)
    [문학]2022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10-19

    온전한 일상을 꿈꾸는 일곱 편의 싱그러운 이야기!2010년 제정된 이래 해를 거듭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젊은작가상이 13회를 맞았다. 데뷔 십 년 이하의 작가들이 각자의 언어와 형식으로 일구어낸 아름다운 문학적 성취를 축하하고자 마련된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4명에 이르는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젊은작가상에 이름을 올린 수상 작가는 임솔아 김멜라 김병운 김지연 김혜진 서수진 서이제이다.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담은 치열한 작품을 선보이며 이 상의 수상자로는 처음 이름을 올린 임솔아 김병운 서수진의 등장이 반갑고, 특히 남다른 시선과 독특한 문체로 꾸준한 주목을 받아온 임솔아의 대상 수상이라는 쾌거가 뜻깊다. 작품세계를 경신하며 작년에 이어 또 한번 수상을 이뤄낸 김멜라 김지연 김혜진 서이제의 단편들은 이 상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한다. 끝나지 않은 팬데믹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 온전한 일상으로 한 걸음 나아갈 희망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여기 도착했다.★임솔아의 「초파리 돌보기」는 오래전 실험동에서 초파리를 돌보는 일을 했던 이원영의 삶을 이원영의 딸인 소설가 권지유의 시선에서 그려낸 이야기로, 불행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를 ‘해피엔드’로 끌어올린 작가의 아름다운 의지가 돋보인다.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일지라도 그것을 돌보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원영과 이원영이 꿈꾸는 결말을 소설로 완성해낸 권지유 두 사람의 서사가 “불행과 절망 너머를 묘파한 작가의 절창”(구병모 소설가)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김멜라의 「저녁놀」은 ‘눈점’과 ‘먹점’이라는 여성 커플이 곤궁한 생활 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며 ‘먹고사는 일’을 꾸려나가는 애틋한 모습을 딜도를 의인화한 화자 ‘모모’의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김멜라 특유의 퀴어-여성 서사의 독특한 결을 감각하게 하는 한편 유구하게 이어져온 남성 중심의 서사를 비트는 전복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김병운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은 게이 소설가인 화자 ‘나’가 인권단체의 독서 모임에서 만나 한때 친밀하게 교류했던 무성애자 주호와 그의 애인 인주씨와 관련된 일화를 펼치면서 소수자라는 동질적인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이에서도 저지르기 쉬운 몰이해와 혐오, 그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곡진하게 들려준다. 김지연의 「공원에서」는 ‘공원’이라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는 공공장소가 어떻게 폭력적인 차별의 공간으로 변모하는지를 강렬한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드러내 보인다. 김혜진의 「미애」는 자기 소유의 주거 공간을 지닌 자와 그러지 못한 자의 계급적 차이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지독한 민낯과 복잡한 모순을 가차없는 단문으로 파고든다. 서수진의 「골드러시」는 호주라는 이국의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를 향한 어떠한 감정도 기대도 사라져버린 젊은 부부의 권태와 그 삶의 파국성을 폐광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상징적으로 펼쳐 보인다. 서이제의 「두개골의 안과 밖」은 새의 개체수가 급증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까치와 닭으로 표상된 ‘새’와 관련된 사건과 진술이 파편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살처분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무자비한 살상과 인간성의 상실을 묵시록적인 상상력과 다채로운 형식 실험을 통해 그려낸다.★올해는 2021년 한 해 동안 계간 『문학동네』의 계간평 코너를 맡아준 문학평론가 선우은실, 소유정, 오은교, 조대한 씨가 장시간의 노고 끝에 서른 편 남짓의 중단편소설을 골라 1차 선고를 마쳤다. 이 선고 작업은 거의 일 년에 걸쳐 이루어진 셈인데, 계간평을 맡아준 네 분이 신작 중단편소설을 모두 검토하고 그 가운데 탁월하거나 논쟁적인 작품을 선별하는 일을 매 계절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2월 문학평론가 김보경, 박서양, 임정균 씨가 합류해 2차 선고에서 총 스물한 편을 본심 대상작으로 결정했다.본심은 구병모, 권희철, 손보미, 은희경, 임철우 제씨가 맡아주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심사위원들은 스물한 편 가운데 각자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다섯 작품에 투표한 뒤 그 결과를 확인해보기로 했다.최종 투표 결과,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에 이름을 올린 임솔아 작가의 「초파리 돌보기」가 대상작이 되었다. 엄마가 초파리에 각별히 애착을 느끼게 된다는 다소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애틋한 설정이 소설 안에서 딸이 병든 엄마에 대한 소설을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소설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소박하면서도 절실하고 조심스러우면서도 과감하게 답하고 있는 이 소설이 마지막에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조금 더 끌어당겼던 것 같다. 임솔아 작가를 비롯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일곱 명의 젊은 작가들 모두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_‘심사 경위’에서★임솔아, 「초파리 돌보기」 현실과 소설이 분리되고, 동시에 현실과 소설이 합쳐지는 순간. 마지막 문장이 제발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를 바라는 기도와 절대 그런 일은 이뤄지지 않았으리라는 확신의 낙차가 이 소설을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준 거라고 느꼈다. (…) 이 소설은 그 공백을 드러내기 위해 문장·서사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해냈다. _손보미(소설가)원영은 상자를 열었다. 소설집 한 권을 꺼냈다. 책상에 가 앉았다. 스탠드를 켜고, 책상 서랍에서 돋보기를 꺼냈다. 안경닦이로 알을 닦고, 돋보기를 썼다. 초점이 맞도록 얼굴을 뒤로 쭉 뺐다. 목차에 적혀 있는 페이지를 확인했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가, 7페이지에서 멈췄다. 지유의 소설 속에서, 원영은 초파리를 들여다봤다. 초파리가 아름답게 표현돼 있었다. 이 소설에서 원영은 결말 부분을 가장 좋아했다. 모든 것이 초파리와 실험동 덕분이라고 생각했다.(『릿터』 2021년 8/9월호(『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 문학과지성사, 2021))김멜라, 「저녁놀」 거칠고 난폭한 세상이 주는 모멸을 헤쳐나가는 두 여성의 불안하면서도 따뜻한 사랑의 보금자리가 사뭇 라이트한 터치로 그려짐으로써 전체적인 톤은 암울의 늪에 빠지지 않으며 균형을 유지하는데, 솔직히 나는 딜도가 일종의 주인공이자 ‘자뻑’에 취한 화자이기까지 한 소설을 이렇게 사랑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_구병모(소설가)별명을 지은 두 여자는 통화할 때만큼은 마음껏 애정을 표현했다. 사랑한다거나 보고 싶다는 말을 소리 내어 할 수 있었고 전화번호부에 서로의 애칭을 입력하고 옆에 하트를 붙일 수도 있었다. 다른 이름이 주는 기쁨을 느낄수록 두 여자는 자신들을 둘러싼 언어의 속박을 유희로 바꾸었으며 점점 더 둘만의 비밀 언어를 늘려갔다.(『문학과사회』 2021년 가을호)김병운,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적당한 온도를 지닌 사려 깊은 소설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과 더 먼 사람, 모든 타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균형과 나이브하지 않은 선의가 느껴진다. 예리하고 절박한 질문을 무장해제된 어법으로 풀어내서 차분하게 설득시키는 힘이 있다. _은희경(소설가)그날에 대해 쓸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내 한계를 확인하고는 지운다. 어느 날은 내가 너무 투박한 나머지 우리를 흐릿하게 뭉개놨다는 판단에 지우고, 어느 날은 내가 너무 성급한 나머지 우리를 매끄럽게 정리해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지우며, 또 어느 날은 내가 쓴 것들이 모두 궁색한 자기변명 같다는 느낌에 지운다. 그리고 그렇게 지우고 또 지우다보면 어김없이 어떤 대사를 마주한다. 끝내 지우지 못하는, 아니 모조리 지워도 속절없이 다시 쓰게 되는 그 대사를.내가 써낸 그 모든 실패들 속에서도 인주씨는 한결같이 나를 보며 말한다.쓰면 좋겠어요. 우리에 대해 쓰면 좋겠어요.(『릿터』 2021년 2/3월호)김지연, 「공원에서」 이 소설의 정교한 구성을 따라가다가 마지막 두 문장이 아주 빠르게 관습적인 용례를 벗어나는 것을 경험하는 일이 내게는 무척 놀라웠다. (…) 등장인물의 혼란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표현에 조금씩 동의하고 그것을 익힌 끝에 새로운 의미를 가져가게 하는 이 소설의 구성이 소설 속 어린이 서영보다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_권희철(문학평론가)뜻대로 된 적은 별로 없지만 나는 사는 게 좋았다. 내가 겪은 모든 모욕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극복해내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는 건 좋다. 살아서 개 같은 것들을 쓰다듬는 것은 특히나 더 좋다.(『황해문화』 2021년 봄호)김혜진, 「미애」 교양과 호의 뒤에 숨은 동정심과 자기만족의 민낯. 환대의 몸짓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가차없이 닫아거는 문. 어딘지 우리에게 익숙한, 중산층의 허위의식에 관한 서사쯤으로 보이던 소설의 결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요동친다. _임철우(소설가)때로는 비장하게까지 여겨져서 사정을 잘 모르는 미애조차 숙연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런 모습들이 놀랍고 얼마간 감동적으로 다가올 때가 없지 않았으나 미애의 눈에 점점 더 또렷하게 보이는 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열망이었다. 그들에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고,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을 지켜나갈 여유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것이 자신을 그 모임에 끼워준 진짜 이유라는 것을 미애는 모르지 않았다.(『황해문화』 2021년 봄호)서수진, 「골드러시」 삶이라는 가시투성이 수갑에 함께 손목이 묶인 젊은 부부의 파탄과 무력함이 잘 그려져 있다. (…) 비록 시효가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과 히스테릭한 희망의 파편들, 그리고 그것들이 남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들만이 그들의 삶을 증거할 뿐이다. “온통 붉기만 한 세계”로 돌아오는 그들의 귀로에서 고전적인 비극의 우아함을 느꼈다. _은희경(소설가)진우와 서인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빛나는 순간. 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붉은 햇빛이 차 안에 가득 들어찼다. 진우는 온통 붉기만 한 세계를 바라보았다.(『현대문학』 2021년 1월호)서이제, 「두개골의 안과 밖」 강렬하고 의욕에 찬 실험적인 작품이다. 기존 소설 형식을 깨뜨린 과감하고 다채로운 서술 방식, 소재와 메시지 또한 신선한 충격을 준다. (…) 유해 동물 살처분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동물 집단 학살 현장. 그것은 지금 자연과 지구의 생명체 전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인류의 광기, 그 묵시록의 풍경이다. _임철우(소설가)인간의 말로 쓸 수 없음. 주어, 서술어. 쓸 수 없음. 주어, 목적어, 서술어. 쓸 수 없음. 닭은 인간처럼 말하지 않고. 관형어, 주어, 서술어. 인간처럼 생각하지 않고. 주어, 목적어, 부사어, 서술어.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기에 쓸 수 없음.(『자음과모음』 2021년 여름호)*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각 7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수상작품집의 인세(10%)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인세를 수상자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보급가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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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0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0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0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 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0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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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30 Thirty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0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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